너무 사랑스러운 이 책, 아이가 하루에도 몇 번씩 들고 오는 김밥 책. 11월에 가을볕 쬐며 읽었는데 아기랑 김밥 말아 먹고 나서 나눠야지 나눠야지 하다가 12월이 되었어요.
한 줄의 김밥이 탄생하는 과정이 속재료 뛰어 눕기(?) 대회 과정으로 위트있게 펼쳐지는 이 책은 재료별 색감, 식감 같은 것들이 어떻게 이미지로 생생히 구현되는지 오감으로 감상해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. 그리고 계절마다 먹고 자란 사랑의 기억을 함께하는 사람과 나누게 하는 귀하고 소중한 책이지요.
새벽에 눈 비비고 일어나 꼭꼭 도시락 가득 사랑을 담아본 경험이 있나요? 그 도시락 먹고 자란 작은 이에게 그 사랑의 이야기 재미있게 들려주고 싶으시다면 이 책 꼭 같이 펼쳐주세요.
어른이 된 후에 왜 우리 엄마 유부초밥은 내가 만든 시판 유부초밥보다 맛이 없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어요. 엄마는 유부를 데쳐 첨가물을 빼고 당근, 우엉, 양파, 소고기 더 썰어 볶아 넣어 영양 가득 만들어 주곤 하셨지요. 그러니 제가 만든 달고 짠 유부초밥보다 맛이 덜할 수밖에요.
이렇게 곰곰이 고민해 볼 수 있는 '사랑의 맛'이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.